유튜브의 싫어요 기능은 화풀이나 다름없다

 

유튜브에는 동영상에 대한 상호작용으로 좋아요나 구독, 댓글을 달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긍정적인 반응만 가능한 것이 아닌, 부정적인 반응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부정적인 댓글은 차단을 하거나 삭제를 하는 등으로 눈 앞에서 치워버릴 수 있다. 하지만 싫어요는 동영상을 삭제하고 재업로드하는 게 아닌 이상, 치워버릴 수가 없다. 동영상 페이지에서는 싫어요 수가 보이지 않고 좋아요 수도 안 보이게 설정할 수 있지만, 유튜브 스튜디오의 동영상 관리 목록에서는 '좋아요 수'와 '싫어요 수', '좋아요 비율'이 다 보인다. 임시방편으로 ublock origin 같은 광고 차단 부가기능을 통해 스튜디오의 해당 부분을 차단시키면 싫어요를 의식하지 않고 유튜브 활동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가 이 칼럼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싫어요 수를 어떻게 하면 가릴 수 있냐가 아니다. 왜 기껏 공들여 만든 영상에다 싫어요를 누르고 자빠진 인간들이 있냐는 것이다. 유튜브는 2021년 11월에 싫어요 수를 비공개로 두면 싫어요를 누르는 비중이 줄어든다고 주장하면서, 동영상 페이지에서 싫어요 수를 보이지 않게 처리했다. 그런데 왜 스튜디오에는 싫어요 수가 계속 보이게 해놓은 걸까. 누르기로 작정한 자들은 싫어요 수가 보이든 안 보이든 누르게 되어있다. 그렇게 해서 채널 주인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스튜디오에서도 싫어요 수가 안 보이게 하고 그냥 알고리즘처럼 내부 수치로 취급했어야 한다.

싫어요를 누르는 행위는 채널 주인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것도 있지만, 관심 없는 영상이 추천 동영상 목록에 떠서 알고리즘이 추천을 안 하게 만들기 위해 누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관심 없음' '채널 추천 안함' 이라는 기능이 있고, 싫어요보다는 '채널 추천 안함' 기능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통계도 나온 바가 있다. 물론 해당 기능을 사용해도 보고 싶지 않은 영상이 계속 추천으로 뜬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렇다면 싫어요를 누른다 해도 추천 영상에서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을 거 아닌가? 해당 기능이 무용지물인 것은 유튜브가 채널 원천차단 기능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싫어요를 누른다는 것은, 채널 주인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거나, 자기가 보기 싫은 영상을 추천해주는 유튜브 대신 죄없는 업로더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부정적인 표현과 감정은 잘 될 일도 말아먹게 만든다. 사회가 점점 각박해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아니면 대한민국의 유튜브 환경만 뭔가 특이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나라에 비해서 싫어요나 악플 같은 것이 너무 거리낌없이 배설(排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나라의 유튜브 환경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으니 이건 당연히 내 주관적 판단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과거에는 너무 체면만 차리기에 바빠 허례허식이 판을 친 게 문제였다면, 현재는 지 기분이 나쁘면 불쾌한 감정과 표현, 행동을 대놓고 표출하는 '분노 바이러스' 시대가 된 것이 큰 문제라고 본다. 겸손의 미덕 따위는 미련한 행위로 치부되고, 강한 것과 날카로운 것만 숭상(崇尙)하는 사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죽는다' 라는 속담이 왜 생겨났는지 그 이유를 잘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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