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란 나에게 무엇인가. 나는 이전에 말한 바와 같이, 인터넷은 정보 교환이 주 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진열해 놓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주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수익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목적으로 취급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의 블로그 운영자들 중에는, 필자와 같은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닌 광고판을 달아서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만 혈안이 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사람인지라, 한 달에 몇 백만원... 아니 몇 십만원 수준이라도 유의미한 소득을 거두는 케이스를 보면 부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
먼저, 구글 애드센스는 평생 직장이 될 수가 없다. AI가 잘못 판단을 했든, 아니면 이용자가 부주의를 했든 간에 징계를 받아서 애드센스 계정이 해지되었다고 치자. 이걸 현실에 비유하면 직장에서 짤린 거나 마찬가지다. 이의제기를 해봤자 받아들여질 확률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블로그로 수익을 얻는 길은 포기할 수 밖에 없다. 가족의 명의로 새로 애드센스를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기를 써가면서 붙어있다가 이용자의 방심으로 인해 구글에게 동일 인물인 것이 발각되어 버린다면? 그래서 새 계정마저 해지 당한다면? 답이 없는 것이다. 징계를 주고 말고는 구글 마음대로이기 때문에, 블로그 운영자들은 애드센스를 '평생 직장'처럼 삼을 수가 없다. 모든 것을 걸고 할 만큼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두 번째로, 이 바닥은 검색엔진의 입김에 너무 큰 영향을 받는다. 당장 네이버의 VIEW탭만 보더라도, 이 영역에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에 따라 블로그 유입량에 차이가 난다. 또한 신규 블로그는 구글 검색 결과에 6개월 가량 뜨지 않는 일명 '샌드박스' 현상이 있다고 하며, 다음 검색 결과에는 특정 애드센스 pub 코드가 포함된 블로그가 모두 누락이 되는 이른바 '펍밴' 현상도 있다고 한다. 내가 아무리 잘해봤자, 방심하거나 AI의 착오로 인해 내 블로그가 검색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0%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익형 블로그에 작정한 사람들은 그냥 해당 블로그를 버리고 새 블로그를 파는 식으로 대처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헌신짝 버리듯이 블로그를 옮겨다니고 싶지 않다.
세 번째로, 이게 블로그인지 작업장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자신의 지식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돈이 된다는 키워드를 어디선가 듣고, 그 키워드에 관한 내용을 인터넷 어딘가에서 대충 본 뒤 글을 쓴다. 깊이 들여다본 지식이 아니니 글에는 원론적인 내용 밖에 없다. 그러한 글들로만 블로그가 채워진다. 돈이 된다는 키워드로만 말이다. 이게 작업장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최근에는 AI 기술의 발달로 ChatGPT를 이용하여 자동으로 글까지 쓸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러한 글은 말투나 전개(展開) 방식을 보면 바로 AI가 썼다는 게 감이 온다. 다만 문제는, 블로그 뿐만 아니라 이와 전혀 무관할 것 같은 네이버 지식IN에서도 ChatGPT로 작성된 답변이 보이는 등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기술을 자신들의 이득에 써먹고 있다는 점이다. 착잡하기만 하다.
네 번째로, 마치 수익형 블로그를 하지 않으면 미련한 사람처럼 여겨지는 이 이상한 분위기에 대한 저항 때문이다. 물론 나도 광고판을 달고 있는 블로그가 있으니 이 말이 내로남불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돈을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블로그에 적어내고 싶지는 않다. 돈 쓸 곳은 많아지고, 돈 나올 구멍은 없는 이 시대에 수익형 블로그를 선택한 사람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 대다수가 하고 있는 방식은 블로그를 자신의 집처럼 귀중히 다루지 않고, 좋게 말하면 작업장, 나쁘게 말하면 일회용품처럼 취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만들어진 글들이 검색결과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면 블로그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악영향을 줄 것은 뻔하다. 그래서 나는 미련하더라도, 내가 접해본 지식이나 체험한 것들, 또는 나의 생각만으로 블로그를 채워나갈려고 한다. 수익 창출은 되면 좋고, 아니면 마는 식으로 여기면 된다. 나름대로 블로그를 10년 넘게 운영해 본 나의 보잘 것 없는 사견(私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