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을 올리고 먼 바다로 떠나는 나의 블로그

벌써 망초칼럼의 연재횟수가 16회를 넘겼다. 오늘 쓰는 칼럼이 17회째다. 첫 회에서 언급했다시피, 이 칼럼의 목적은 그냥 아무렇게나 1000자 이상의 글을 쓰는 것이다. 가독성 따위는 밥 말아먹은 글이다. 어차피 나는 예전에 쓴 칼럼을 별로 읽지도 않을 거니까.
이제 닻을 올리고 먼 바다로 떠날 때가 되었다. 이 칼럼의 탈고(脫稿)를 끝으로 나는 포크번(Porkbun)에 가서 개인 도메인을 구입하려고 한다. 10.37 달러. 오늘의 달러 환율 시세로 따지면 약 13,790원. 이럴 줄 알았으면 1달러에 약 1270원대였던 7월 중순에 도메인을 구입할 걸 그랬다. 9월 초에 닷컴(.com) 도메인 가격도 인상되었고, 달러 환율도 내려올 생각을 안 하니 이래저래 시기를 놓쳐도 한참 놓쳤다는 생각이 드는데, 뭐 어쩔 수 없다.
개인 도메인을 구입하는 데에 참 많이 망설였다. 괜히 필요도 없는 매몰 비용만 증가하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내가 블로그를 평생동안 쓴다면 상관없겠는데, 나는 이걸 본업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블로그에 써먹을 소재 하나 만들려고 돈까지 지불해야 하는 게 과연 옳은 판단인지 아직도 긴가민가 하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 도메인 소유에 대한 강한 미련이 있다는 걸 반증(反證)하는 게 아닐까. 나중에 가서 '한번 해볼 걸 그랬다' 라고 후회할까봐, 지금이라도 시간적 여유가 있을때 해보자는 내 마음 속 작은 도전 욕구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보면 작년에도 그랬다. '버추얼 스트리머' 라는 것도 더 나이를 먹으면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 같아서 무턱대고 도전했다. 물론 결과는 처참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이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솔직히 지금 쓴 칼럼들로 '애드고시(高試)'를 한 방에 통과할 것 같지는 않다. 블로그스팟에서 애드센스 승인에 도전한 사람들이 여러 번 낙방하고 겨우 붙었다는 경험담을 많이 보았다. 이 블로그는 과연 언제쯤 붙을 수 있을지, '망초칼럼' 만으로도 가능할지 아니면 다른 주제의 글까지 서술해야 가능할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필자의 인생을 돌이켜보니, 필자는 뭔가 큰 일을 할 때 꼭 가을에 시작하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 '케로로 포럼'도 10월 29일에 설립했고, 버추얼 스트리머로 데뷔한 것도 10월 11일이었고, 여기서 말하기엔 좀 그렇지만 군 입대도 10월 초에 했었다. 필자에게 가을은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만드는 시기인 모양이다. 올해의 도전은 '블로그스팟에 애드센스 승인 받기' 로 정해진 것 같고 말이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 세상으로 첫 발돋움을 하려는 '개망초의 블로그스팟 창고(倉庫)'. 과연 행운을 만나 순조로운 출발이 될 것인가. 아니면 폭풍우를 만나 험난한 출발이 될 것인가. 부디 행운이 찾아오기를 기원하면서, 필자는 오늘의 칼럼을 마치고 도메인 등록이나 하러 가려고 한다.
혹시나 '블로그스팟' 이라는 이 '외딴 섬'에 정착할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당신의 블로그 앞날에 행운만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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