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 내가 단파라디오에 심취했을 시절이었다. '라디오 닛케이'의 '뮤직 어플리'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게 들은 BGM이 있었다. 그 BGM은 피아니스트 니시무라 유키에(西村由紀江)의 'DAI-SHIZEN' 이었다. 그래서 한 때는 해당 피아니스트의 곡들에 빠져지낸 적도 있었다. 최근에는 '사막과 빛(砂漠と光)' 이라는 연주곡에 마음이 자꾸만 이끌렸다. 그래서 자주 듣기 시작했다. 지금 이 칼럼도 해당 곡을 들으면서 쓰고 있다. 왜 갑자기 '사막'에 마음이 이끌린 것일까.
그건 바로 이 '블로그스팟' 이라는 곳이 외딴 섬이기 때문에, 그것도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조차 찾아볼 수 없는 오로지 모래와 흙으로만 구성된 '사막같은 외딴 섬' 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하고 필자는 생각한다. 최근에는 하루에 한 번씩 '블로그스팟', '구글 블로그'라는 키워드로 구글, 다음, 네이버 등 여러 검색엔진에서 검색을 해보고 있다. 혹시 나처럼 블로그스팟에 정착하고 싶은 사람들이 더 있는가 하고 말이다. 검색 수집 후 색인은 그나마 다음이 빠른 편이라서 다음 통합검색의 '블로그' 탭과 '웹문서' 탭을 최신순으로 정렬해서 본다. 블로그 탭에는 티스토리와 네이버 블로그가, 웹문서 탭에는 워드프레스와 블로그스팟이 나오니 두 탭 모두 확인해야 된다. 그렇게 매일같이 검색으로 블로그스팟에 관한 게시물이 새로 올라온게 있는지 확인한다. 이 사막같은 곳에 나무를 심고, 풀과 꽃을 심을 사람들이 과연 있는지 말이다.
망초칼럼을 17회까지 연재하고 나서, 필자는 블로그스팟에 달아 줄 2차 도메인을 구입했다. 도메인 연결을 해주고 애드센스 승인 검토 요청도 하였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과거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애드센스를 신청할 때도 3일이 지나서야 합격 통보가 왔으니,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좀 더 기다려 볼 수 밖에 없겠다.
아무튼, 블로그스팟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지금보다 더 인지도가 없었던 몇 년 전에도 한국인 유저들이 포스팅을 했던 걸 확인할 수가 있다. 하지만 해당 블로그들은 더 이상 포스팅이 없는, 버려진 상태였다. 설마, 이 블로그의 미래도 저렇게 황폐해지는 것일까... 당장 나의 미래조차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지금도 여러가지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데, 미래를 생각할 시간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내가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면서 시간을 날리는 것은, 과연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까. 아닐까. 심오한 질문들이 머릿속에 맴돈다.
블로그스팟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들 중에는 '검색 색인이 잘 안된다' 라는 공통된 의견이 있다. 블로그 운영자가 직접 발품 팔아가며 '구글 서치콘솔'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 '다음 웹마스터도구' 등 검색엔진의 색인 시스템에 등록 요청을 해도 한참 후에 되거나, 아예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이 블로그스팟의 종특인지, 아니면 신생 블로그라 신용이 부족해서 그런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종특이라면, 블로그스팟은 낙서장이나 일기장처럼 지극히 개인용으로 쓰는 게 적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미 도메인까지 구입해서 달아주었다. 애드센스도 승인받아서 달아놓을 생각이다. 그리고 이 '사막같은 외딴 섬'을 '게시물'이라는 나무와 풀과 꽃으로 가득 채울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자가 나 혼자만이 아니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