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척박한 블로그스팟에 와서 땅을 일구는 이유

벌써 망초칼럼을 30편이나 연재했다. 오늘 연재화수는 31편이다. 그리고 애드센스 승인 검토를 신청한 것은 9월 20일 밤이니까, 오늘 밤이면 딱 2주를 맞게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구글은 승인할지 거부할지의 여부조차 답장을 해주지 않고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 시절에도 이렇게 하루에 한 번씩 칼럼을 연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처럼 안 하던 짓을 해 가면서까지 블로그스팟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티스토리 자체광고 사태'로 인한 블로그의 미관 훼손이 제일 큰 원인이긴 하다. 그러나 다른 블로그 서비스로 가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먼저 네이버 블로그와 비교해 보겠다. 네이버 블로그는 작년에 에디터 종류를 '스마트에디터 ONE' 으로 단일화 시켰다. ONE 에디터는 HTML 태그를 사용할 수 없다. 자기들만의 자체적인 갈라파고스 식 태그를 쓰기 때문이다. 크롬 개발자 도구(F12)로 억지로 태그를 넣어봤자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게시물 주소의 글번호가 티스토리는 1,2,3... 이렇게 순차적으로 올라가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글번호가 무려 '천 억 단위'에 있다. 필자가 티스토리 블로그만 쓴지 오래되어서 여기에 선입견이 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딘가에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을 링크할 경우에는 URL 주소가 긴 것 보다는 짧은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스팟의 게시물 주소 체계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연도나 월이 붙는 거 말이다. 워드프레스라면 티스토리처럼 단일 글번호 체계로 설정할 수 있겠지만, 블로그스팟이라서 그럴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워드프레스는 설정만 잘 하면 쾌적한 글쓰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그리고 글쓰기나 관리에 도움을 주는 플러그인도 여러가지다. 자기만의 사이트니까 그 누구도 '게시중단' '이용정지' 같은 태클을 걸 수 없다. 하지만 큰 걸림돌이 되는 건 역시 돈이다. 도메인 비용은 물론이고 호스팅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사이트 관리나 서버 관리도 전적으로 블로그 운영자가 맡아야 한다. 글쓰기에도 모자라 관리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용이 나가는 것을 보면 자꾸만 어떻게든 수익으로 메꿀 생각을 하기 마련이니,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면 애드센스 같은 광고판은 사실상 거의 달게 된다. 광고판 없이 그저 취미 용도로 워드프레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국내에 거의 없을 거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제 티스토리를 떠올려보자. 솔직히 티스토리만큼 메리트 있는 블로그 서비스는 이 세상에 거의 없다고 본다. 파일 첨부 용량은 제한이 있지만 분할압축으로 올리면 되니까 사실상 무제한이다. 서버가 국내에 있으니까 접속이 빠르다. 이용자가 많아서 교류도 활발하고, 여러가지 블로그 스킨이 있다. 실시간 유입로그 기능도 있어서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통누락에 걸리지 않았다면, 다음 검색에서 게시물이 노출되는 속도도 빠르다. 비록 작년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도 있었고, 가끔가다 버그가 발생하긴 하지만 그건 카카오의 관리 문제지, 티스토리 서비스가 잘못 설계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티스토리가 이 지경이 된 건... 카카오의 막장운영과 블로그를 집이 아닌 달러 채굴 작업장으로 보는 인간들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블로그 서비스 중에서는 티스토리가 가장 경쟁력이 있었는데... 나는 그곳을 두고 여기에... 척박한 블로그스팟에 와서 쟁기로 땅을 일구고 있다. 어찌나 땅질이 나쁜지 '2차 도메인'이라는 감투를 쓰고, 직접 검색도구 시장에다 게시물을 수동으로 퍼날라야 한다. 그렇게 퍼날라도 게시물 제목을 통째로 검색창에 넣어야만 비로소 노출이 된다. 키워드로 얻어 걸려서 들어오는 유입은 현재까지 전무하다. 그리고 애드센스 승인 여부는 감감무소식이니, 이것이야말로 고행(苦行)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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