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오랜만에 쓰는 칼럼

 오랜만에 망초칼럼을 쓰기 위해 사람인의 '글자수 세기' 페이지를 켰다. 벌써 시간은 10월 중순이 되었다. 현재는 '더빙 애니 창고' 계획에 따라, 인터넷 상에서 보기 힘들고 웹하드 상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더빙 애니들을 이 블로그스팟에 차례대로 게시하고 있다. 게시해야 될 애니들은 아직 한참 남았지만, 하루에 3편씩 작업한다고 치면 그래도 11월 내로는 상당히 많은 더빙 애니들을 여기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투니버스 과거 편성표 발굴 작업은 이제 인터넷 상에서 획득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모았다고 본다. 필자는 이전에 칼럼에서 '뉴타입 한국판' 잡지에 게재된 애니메이션 채널 편성표를 발췌하면 어떨까 하고 서술한 적이 있었다. 이를 실제로 추진하려면 얼마나 비용이 들까. 현재 뉴타입 한국판의 과월호(過月號)를 보려면 '국립중앙도서관'에 가야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우편복사'라는 제도가 있다고 한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굳이 도서관까지 안 가고도 일부 페이지를 복사받아 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우편 뿐 아니라 팩스로도 이를 전달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확인해 보니, 모바일팩스(0504 등) 번호로는 우편복사 신청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따라서 하나팩스 같은 사설 팩스 서비스에 가입하고 02, 031 같은 팩스 번호를 생성받은 후 신청해야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나팩스는 월 5000원의 비용이 들고, 뉴타입 약 3~4년치 분량의 편성표를 팩스 복사할 경우 대략 비용은... 10만원 가까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정도면 뉴타입 과월호를 중고로 구입하는 것과 맞먹는 정도다. 하지만 중고로 파는 사람도 별로 없고, 괜히 집에 쌓아두면 눈치만 보일 것 같아서, 웃돈이 들더라도 팩스로 복사본을 전달받는 게 나에게는 좀 더 나은 수단인 것 같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시도해보기로 하겠다.

요 며칠간, 하늘에 계속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있다. 아마 '서울 ADEX 2023' 행사에 속한 '시범 비행'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에 그러는 모양이다. 국군의 날 행사 전에도 그러던데, 이번에도 그렇다. 내가 사는 이 지역은 참... 가을이 되면 전투기 소리가 안 들릴때가 없다. 그래서 필자나 부모님이나 이쪽에 사는 사람들은 다 그러려니 하고 사는데, 문제는 동물들이다. 필자의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겁이 많아서 그런건지, 전투기 소리만 커지면 벌벌 떨면서 헥헥 거리는 것이다. 심지어 한밤중에도 그런 불안한 행동을 벌일 때가 있어서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전투기 소음으로 인해 불안장애가 걸린 것일까? 우황청심환을 먹일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10살도 넘은 강아지라서 이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알 텐데... 대체 왜 그러는 걸까. 이렇게 피곤한 일들이 겹치다 보니, 이제 에어쇼는 적당히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지경이다.

필자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다만 지금의 정치권에는 기대할 것도 없고, 따로 신경 쓸 일도 많아서 예전에 비해선 관심이 조금 떨어진 상태다. 그래도 한 번 정치에 중독되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오늘은 주목할 만한 기자회견이 두 개나 있었다. 하나는 안철수 의원의 '이준석 제명안 윤리위 제출' 기자회견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이준석 전 대표의 '결자해지(結者解之)' 기자회견이었다.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한 시기는 2011년 하반기 즈음이니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은 정치 입문 시의 슬로건 '새정치'와는 전혀 어긋난 행태를 보이고 있고, 또 한 사람은 두 차례의 대형 선거 승리를 이룩해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 '응석받이' 같은 구박도 모자라서 당원권 정지에 이젠 제명까지 될 위기에 섰다. 이것이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사실 두 사람 모두 이런 처지에 놓일 자들이 아니다. 나름대로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산 자들인데, 정치가 사람을 좀먹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에 벌어진 이준석 대표의 제명 회부에 관해서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애초에 이준석 대표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게 없다. 시청자에게 선거책임이 누구에게 있냐고 4지선다 퀴즈를 낸 게 왜 이 대표의 주장으로 비춰지는 것인가? 되받아치기 위한 목적의 욕설이라면 본인이 자기 입으로 욕설을 안 한 게 되는 것인가? 응석받이는 또 뭔가? 이 대표는 정치인 치고는 자기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응석을 부리고 싶어도 부릴 자가 없다는 소리다. 차라리 독불장군이라고 주장한다면 또 모를까... 이것이 '새정치'라면,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잘 속여온 것이다. 연기천재나 다름없으니 박수를 보내야 될 정도다. 국민은 높아져가는 물가와 경제난, 주거난, 취업난, 치안 문제 등으로 인해 시름시름 앓고 있는데 여의도 국회에서는 이런 짓거리나 벌이고 있다. 차라리 정치 문외한(門外漢)으로 사는 것이 더 편할 거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적어도 이런 꼴을 보고 혈압이 오르지는 않을 것 아닌가. 정치극단주의자들이 판을 치는 한국 정치의 실태에 환멸을 느끼며 오랜만에 쓴 망초칼럼은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다.

댓글 쓰기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