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스팟 근황보고 (2024.07)


순항할 것 같았던 이 블로그는 7월을 기점으로 몰락하게 되었다.



7월 초만 하더라도 서치콘솔에서 클릭 수 1500회 업적을 달성하는 등, 이 블로그스팟은 조금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검색엔진을 통한 유입과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를 통한 유입은 꾸준히 이어졌고, 그렇게 방문한 사람들은 이곳에 남겨진 자료들을 보며 추억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더빙 애니 창고 프로젝트도 조금 더 있으면 1주년... 비록 불상사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으나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고, 이 블로그도 그에 맞춰 순항하고 있었다.



7월 8일.
올해는 왜 이렇게 괴로운 일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이 블로그와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버튜버 쪽이든 카페 쪽이든 답답한 상황들이 계속되었다.
그나마 버튜버 쪽은 나 혼자만 속앓이 하는 거였으니, 나 혼자만 잘 수습하면 끝나는 문제였다. 이걸로 성공할 기대를 가져서는 안되는데도, 자꾸만 기대치가 올라오는 걸 억제해야만 했다. 또한 이쪽 바닥도 돈 없으면 서럽다는 것을, 버추얼이라고 해도 현실과 전혀 무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했다.
카페 쪽은 2년 전에 발생한 회원 간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수면 아래로 지금까지 계속 진행된 문제였다. 2년 전에 나는 운영자 권한으로 두 당사자들에게 조심스럽게 화해권고를 하였다. 한 쪽은 마지못해 사과하였으나, 다른 한 쪽은 납득할 만한 사과를 받아야 사과할 수 있다는 태도로 지금까지 아무런 전향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잠적한 상태였다. 결국 사과했던 한 쪽도 올해 사과문을 철회한 뒤 카페에 드문드문 나타나서, 갈등 상대방 및 자신이 성가시게 여기는 회원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표출하는 등 사실상 화해는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이 때문에 나는 지난 3월 초에 카페 공지로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7월 8일 이때도 사건 당사자는 게시물로 '찔리면 알아서 기어나가라. 같은 곳에 있으려니 기분 더럽다' 라는 소리를 하며 갈등 상대방 뿐 아니라 사건과 무관한 불특정 다수의 회원들에게까지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운영자로서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이 날 오후 17시 경 해당 회원에게 최후통첩을 하고, 사건 당사자 2명 및 관련자 1명에 대해 영구탈퇴 조치하였다.
그리고 밤 9시까지 이 처벌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문장도 신경 써서 작성해야 하고 내용을 뒷받침하는 스크린샷도 첨부해야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진이 다 빠진 상태로 저녁식사를 한 뒤, 그냥 쉬기로 했다. 프로젝트고 뭐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어느덧 시간은 자정을 넘겼다. 자러 가기 전에 이 블로그스팟의 유입로그를 확인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못 보던 리퍼러(유입 URL)가 있었다. 해당 리퍼러는 16시 20분과 17시 1분에 기록이 남겨져 있었다.
보통 이 블로그에서 주로 보이는 리퍼러는 구글, 네이버, 다음, 디시인사이드... 이렇게 4종류다. 그래서 다른 리퍼러가 보이면 눈에 띄게 된다. 해당 주소는 'or.kr'로 끝나고 있었다. or은 공공기관에서 쓰이는 도메인 주소다. 공공기관의 내부 게시판에서 이 블로그를 링크했고, 누군가가 타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해당 주소는 자기들 내부망에서만 쓰는 주소로 외부에서는 접속할 수 없게 되어있었다. 매우 괴상한 일이다. 이 블로그에는 행정업무에 참고할 만한 글도 없다. 그러면 무슨 목적일까?

나는 해당 도메인을 쓰고 있는 공공기관을 확인했고, 해당 기관의 특성 상 결코 긍정적인 목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님을 바로 확인하였다.
그러나 너무 졸린 관계로 바로 공지를 작성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공지는 7월 9일 오전에 쓰게 되었다. 해당 기관의 직무에 관해서는 괜히 저쪽을 자극시킬 수 있으므로 일부러 모르는 척 했다.


7월 9일에는 해당 기관의 리퍼러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리퍼러는 얼마든지 우회... 속된 말로 '세탁'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기관의 직무를 고려했을때, 지금은 '꽃보다 남자'라는 작품 하나로만 들어왔으나 향후 '더빙 애니 창고' 카테고리 전체를 트집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였다.
(다만 많고 많은 작품 중 왜 '꽃보다 남자'인지는 의문스럽다. 동명의 드라마 때문에 재수 없이 모니터링에 걸렸다는 가설도 있지만... 진실은 알 수 없다.)

공지에서는 또 방문하는지 지켜보겠다고 썼지만... 가만히 있으면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될 게 뻔히 보였다.
아마 계속 가만히 있는다면, 이 블로그의 미래는 'Warning' 이나 '연결이 재설정 되었습니다.' 꼴이 날 것이다. 또는 잔뜩 화가 난 구글에서 폐쇄시킬 수도 있겠지.
비록 이 블로그의 게시물 중 비중을 크게 차지하는 건 더빙 애니 관련이지만, 여기에는 칼럼 같은 일반적인 블로그 게시물도 있다. 그러한 글들까지 피해를 입어서는 안되지 않겠나?

따라서 저쪽에서 추가 행동을 하기 전에... 선제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
이 블로그에서 자료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를 모두 끊고, 자료 페이지의 URL은 모두 폐쇄한다.
그러면 적어도 이 블로그스팟은 살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폭파되어 공지조차 전하기 힘든 환경이 되는 것보다는, 피눈물을 삼키는 심정으로 줄기를 잘라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였다.

그렇게 7월 10일 새벽, 블로그와 자료 페이지를 분리시키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말은 거창하지만 작품 게시물 본문을 자료 페이지 쪽으로 복사하는 단순 작업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잠을 조금 청한 뒤 아침까지 계속 마무리 작업을 하였다.

그 후 아침 10시에 선제 조치 관련 공지를 올리고, 11시에 조치가 이루어졌다.
저녁 6시에는 방송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였다.


갑작스러운 선제 조치로 인해 자료가 모두 사라지자(?)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방문횟수가 급증하였다.
그러다보니 서치콘솔에서 1700회 클릭 수 업적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오는 등 여러가지로 어수선하였다.

조치 이후 한동안은 프로젝트에 관한 뒷수습만 하였다. 이제 더빙 애니 창고 프로젝트는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는 말하기 어려운 프로젝트가 되었다.


7월 16일.
또 다시 해당 기관의 리퍼러가 포착되었다. 이제 자료 페이지의 URL이 폐쇄된 걸 확인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만 좀 와라. 이제는...

(...이 글을 쓰는 7월 31일까지 추가 리퍼러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7월 초에는 너무 괴로운 일들이 겹쳐서 일어났다. 7월 초와 7월 말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 체감될 정도다.
사실 선제 조치 이후 블로그 통계는... 보면 괴로워질까봐 안 보고 있었다. 모든 수치가 하락했을 게 뻔하니까...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월말 통계를 정리해보도록 한다.


<구글 서치콘솔>

노출 수는 7월 전체가 평균적으로 3천회 가량을 기록하는 등 큰 변동이 없었다. 다만 클릭 수는 7월 초 5~600회대에서 선제 조치 이후 400회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

놀랍게도 선제 조치 이전과 이후에 큰 변동이 없었다.
클릭 수는 월말로 갈수록 소폭 감소하고 있지만 네이버 쪽은 클릭률이 많지 않다 보니...


<네이버 애널리틱스> - 07.01 ~ 07.30 통계

이번 선제 조치로 인한 타격이 가장 잘 드러나고 있다.
7월 초까지는 방문횟수 2000회대와 페이지뷰 4000회대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선제 조치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점이 눈에 띈다. 7월 30일에는 방문횟수가 1000회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7월 초에 비해서는 1/3 수준으로 감소하고 말았다.


7월의 검색엔진 별 유입 비율은 [구글 88.42% / 네이버 9.20% / 다음 2.04% / 네이트 0.30% / 기타 0.04%] 였다.

지난달 비율 (구글 87.79% / 네이버 8.94% / 다음 3.11% / 네이트 0.15% / 줌 0.01%) 과 비교해보면...
구글과 네이버는 소폭 상승하였고, 다음은 아예 2%대로 줄어들고 말았다. 네이트는 비율이 두 배가 되었으나 여전히 소수점대다.


<다음 웹마스터도구>

구글, 네이버와 달리 노출 수도 클릭 수도 감소한 게 눈에 띈다.
7월 말에 들어서면서 클릭 수는 10회를 겨우 넘기는 날들이 많아졌다.



마지막으로 도메인 점수를 확인해본다.
지난 달에는 DA 3, PA 6까지 올라갔었는데, 1~2점씩 깎이고 말았다. 심지어 이번에는 스팸 점수까지 22%로 올라갔다. 선제 조치의 여파인가? 아니면 스팸성 백링크 때문인가?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더니만 왜 7월 들어서 이 난리인가.
빌어먹을... 아주 병 주고 약 주고 지들 마음대로다. 이젠 이 점수에도 신경쓰지 말아야겠다. 다른 도메인 주소로 바꿀 생각도 없으니까.


자, 이런 식으로... 폭풍같은 7월이 지나갔다.
이 블로그스팟을 계속 개점휴업 상태로 둘 수는 없기 때문에, 더빙 애니메이션의 정보만이라도 작성해놓을 생각이다.
한 달 전과 달리 모든 게 풍비박산 났다. 초토화된 블로그를 보니 때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만약 내가 7월 초에 리퍼러를 확인하고도 그냥 무시했다면? 또는 선제 조치 결정이 나 혼자 쫄아서, 성장하던 블로그를 나락으로 처박은 과잉 조치였다면? ...이런 생각 말이다.
아무 조치 없이 늘 하던대로 했다면 마음은 좀 편했을 거다. 하지만 이 블로그는 갑자기 'Warning' 당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게 과연 최선이었나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제는 다 엎질러진 물이지만...


그럼 이것으로 폭풍 같았던 7월의 블로그스팟 근황보고를 마친다...

5 댓글


  1. 저도 도메인 점수를 가끔 확인해 보는데, 스팸 지수가 11%로 올라가 있더군요. 이러한 점수나 지수가 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보면 기분이 잡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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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슨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냥 검색엔진 노출만 잘되면 신경 안 쓰는 게 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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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참담하고 씁쓸하군요...

    공개적으로 더빙 애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니.

    접근이 어렵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라도 감상을 하고 싶기는 한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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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료의 행방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답변 드릴 수 없다는 점은 저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제가 최대한 할 수 있는 말은, '이 블로그에는 자료 페이지로 가는 링크가 하나도 없다' ,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 외에 다른 것들을 봐달라' 이 두 가지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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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혹시라도, 좀 분수 넘치는 말씀을 드립니다만, 더빙 애니 관련해서 뭔가 좋은 소식이라도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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